OpenID라는 꿈

OpenID는, 꿈과 같은 프로젝트 라고 생각한다. 여러 사이트를 하나의 아이디로 손쉽게 이용하면서도(심지어 가입마저도 생략할 수 있고) 자신의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면 이건 분명 꿈과 같은 프로젝트일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OpenID가 위에서 말한 문제들의 해결에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걸 놓쳐버린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OpenID는 기술적으로는 개발하기 복잡한 편에 속하며(이런 비교 무의미하지만 라인상으로는 4~50배 이상이라 확신한다) 사용자들에게도 하나의 아이디로 손쉽게 이용한다는 편의성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부실한 OpenID Provider의 안정성 문제1도 있을 것이고, 로그인 절차가 복잡해 진 문제도 있을 것이며,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웠던 점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점은 OpenID는 반드시 매우 많이 확산되어야만 그 장점이 명확한 프로젝트고, 또 그 확산을 위해서는 전통적인(혹은 신규) 서비스들이 노력을 투자해야하고, 사용자들을 설득해야하는 과제를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확산의 걸림돌이 되어 버렸고, 이는 다시 OpenID프로젝트 전체의 장점을 퇴색시켰으며, 결국 국내외의 OpenID몰락을 가져오게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 사용자를 설득해야 되는 점은 확산에 있어서의 절대적인 걸림돌 이였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ID/PW를 같이 입력하는 방식에 익숙해 있었고, 설령 그것이 아니더라도 ID를 입력한 후에 페이지가 전환된다는 것은 충분히 당황스러운 문제였다.2

37Signals 의 We’ll be retiring our support of OpenID on May 1 는 이런 고민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말처럼, 결국 OpenID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고, 오히려 문제를 가중시키는 경향마저 있었다.3

미투데이의 OpenID 지원 중지 공식 발표를 보면서, OpenID라는 꿈을 다시 돌이켜 보게 된다. 미투데이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지원을 종료한다 라는 말들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생각엔 블로그에 표현된 대로 아쉬움을 묻고 선택하는 어쩔 수 없는 결정 아닌가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금도 난 OpenID를 좋아하고, 그 가치에 동의하지만 현실의 벽은 조금 더 높고 두껍지 않나,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도 난, 미투데이 자체 로그인 방식을 도입하던 날과 그 후의 OpenID관련 변화를 잊지 못하고 있다.

미투데이 뿐 아니라, 37Signals나 기타 다른 서비스 들에서도 OpenID관련된 안타까운 소식들이 연달아 들리고 있는 요즘이다. 내 생각에, 비록 OpenID의 지금까지의 꿈은 여기서 깨어가고 있지만, 다음 꿈은 좀 더 아름답고, 밝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현실에 스며드는 그런 꿈이 되길 기대해 본다.


  1. 물론, 24/7 서비스를 운영하는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고, 이런 노고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들의 서비스 장애로 고객이 이용을 못하는것과 Provider의 장애로 인해 고객이 이용을 못하는건 서비스 개발/운영자 입장에선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다. 

  2. 당황스러운 것은 충분히 어려운 일이고, 쉬운 길이 있는데 사용자를 설득해 가며 어려운 길로 가는 것은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있어 충분히 어려운 일이였으리라. 

  3. What we’ve learned over the past three years is that it didn’t actually make anything any simpler for the vast majority of our customers. Instead it just made things har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