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어려서부터 어떤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를 보통 천재니 영재니 하고 부르게 되는데, 사실 난 이게 개인에게 있어서는 매우 독인거 같다. 매우 다행히도 꽤 먼 미래까지도 그 분야가 본인의 적성과 이성과 감성과 기타 등에 모두 부합한다면 매우 행복한 사람일 것이고, 분명 그 분야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길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척 드문일이란 것은 꼭 내 경험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어떻게 보면 꽤나 불행한 일이다. 어린 시절에 두각을 보이면서 그런 분야에 천재니 영재니 하는 소리를 듣다보면, 아무리 어린 시절의 삶이라도 그 일이 삶의 중심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결국 어린시절에 허락되는 특권 - 그러니까 이것저것 맛만보고도 돌아설 수 있는 -을 누리지 못한 채로 어느덧 어른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이런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었다. 난 정말 프로그래머가 되는게 당연한 내 삶일까? 컴퓨터로 먹고 사는게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의 모습이 맞나? 지금 고민해 보지 않으면 안될것 같았고, 바로 컴퓨터를 꺼버리고(그때까지 컴퓨터를 늘 키고 살았다) 밖으로 나가서 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놀아본 경험이 지금도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지탱하고 있다.

그냥 #langdev 채널에서 난 왜 지금 개발질을 하고 있나란 넋두리를 하다가 문득 떠올라서.